이상혁 솔로랭크 중 일반인 유저에 대한 발언 "과연 성훈의 잘못인가?"

이상혁



2022년 4월 27일 솔로 랭크 방송중 팀의 한타 승리 이후 바론을 먹는 상황에서 정글러의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고 상황이 긴박하므로 페이커는 바드가 바론의 딜을 맞아줘야 하는데 맞아주지 않는다고 "탱좀해 바드야", "진짜 밉.." 이라며 바드에게 핑을 찍기 시작했다.


결국 바론을 처치함과 동시에 바드가 베이가에게 잡히고 페이커의 벡스는 살아난 적팀 제라스의 궁에 사망한다. 그 뒤 페이커는 바드에게 핑을 6번 찍으며 "뭐하는 사람이지.", "어뷰징인가.", "리플 한번 봐야겠다.", "아까부터 너무 심한데? 왜저러지?", "나 쟤땜에 너무 스트레스 받는데?" "나 진짜 저런 애들 혐오하거든요." 라는 발언을 연속으로 내뱉었고, 결국 방송을 보던 일부 악질 팬들이 대량으로 몰려가 성훈의 방송 채팅창, 유튜브 댓글을 테러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사이버 렉카들이 성훈을 챌린저 실력에 맞지 않는 어뷰징 유저로 단정하는 영상들을 잇달아 업로드하며 방송 채팅, 유튜브 댓글창에서 비난이 일었다. 규모가 작은 방송인 입장에선 감당하지 못할 일방적인 비난이 쏟아져 결국 성훈은 방송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방송에서 성훈은 당시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룬 상황이라 정신이 없어서 그랬다며 사과를 하고 일단락 지었다.

이후 다음 판에서 페이커가 성훈에게 패배하였고, 해당 게임에서 성훈의 행적은 어뷰징으로 보기 어려웠던 만큼 이 시점부터 성훈의 무고함은 증명되었고 렉카들은 영상을 내리기 바빴다.

당시 T1은 2022 LCK 스프링 전승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기 때문에 강팀의 팬덤 기세가 강한 롤 팬덤판의 특징상 대다수의 T1 팬들이 각종 커뮤니티를 소위 '먹은' 상태였기 때문에 해당 사건을 언급하는 글들은 크게 문제되지 않고 묻혀 논란이 커지지 못했다. 하지만 2022 MSI에서 T1이 RNG에게 패배하며 우승에 실패하자 T1 팬들을 밀어내고 타팀 팬덤이나 T1의 안티팬들이 몇몇 커뮤니티에서 목소리를 내자 해당 사건이 다시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페이커가 LOL E스포츠 판에서 가지는 영향력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방송중에 한 비판 발언은 일반인 유저가 감당하기엔 너무 컸다는 주장이 있다.

이 사과 이후로 성훈은 유튜브 업로드를 중단했다가 다시 복귀했다.

이후 성훈은 챌린저 1557점을 달성하여 본의 아니게 복수를 달성했다는 말도 나오는 중.
정말 성훈의 잘못일까? 내셔 남작의 패시브 스킬 중 하나인 '남작의 시선'은 내셔 남작 자신이 마지막으로 공격한 유닛에게서 8초동안 50% 감소한 피해를 입는 패시브 스킬이다. 바론 사냥시 이러한 패시브 때문에 DPS가 낮은 탱커나 서포터 챔피언이 바론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여 탱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서 살아남은 팀원은 4명이었고 탱커가 없었기 때문에 누구든 바론에게 맞는 한대 한대가 치명적이었으며, 바드 역시 탱템이 아니라 만년서리 등 AP 템을 올리는 빌드인데다가 체력이 절반 정도밖에 없었기 때문에 충분히 번갈아가면서 탱을 할만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바드가 바론에게 탱킹을 하러 들어가자 페이커가 빽핑을 찍어 바드에게 혼란을 주는데 바드가 페이커 방송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니기에 백핑으로는 제대로 된 의사 전달을 받을 수 없으며, 그렇게 답답했으면 본인이 채팅으로 지시를 했으면 됐었지만 페이커는 백핑으로만 일관했다.

또한 당시 챔피언 조합 역시 바론을 그렇게 잘 잡는 조합도 아니었다. 벡스는 누킹 스타일의 챔피언이라 지속딜이 좋지 못하며 케이틀린도 챔피언 특성상 3~4 코어 이전에는 데미지 기댓값이 낮은 챔피언에 속한다. 거기에 가장 강한 탈론도 체력 관리가 안 된 상황이니 바론이 느린 것은 당연한 것이다.

물론 결과가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지만 바드의 선택이 어뷰징 취급을 받을정도로 근거없는 판단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20년부터 페이커는 중국 내 불법 온라인 사이트에서 승패를 놓고 하는 도박으로 인하여 상당한 어뷰징 피해를 겪고 있었으며,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도 어뷰징 유저들을 방송 내에서 자주 만나곤 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페문철'로 불릴 정도로 리플을 통한 어뷰징 검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페이커의 이번 발언이 특정 유저들로부터 강하게 비판을 받는 이유는 페이커의 행동으로 인해 일반인 유저가 팀 팬들에게 테러를 당하는 연쇄작용으로 이어져서다. 설령 자신의 입장에서 정말 바드를 플레이한 유저가 어뷰징으로 보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의심 정도만 하고 게임 끝난 뒤 리폿을 하든 하는 것이 일종의 메뉴얼 같은 대처 방법이다. 솔로 랭크에서도 트롤링을 하는 유저에게 욕을 하게 되면 전후사정에 관계 없이 욕을 한 유저도 처벌을 받게 된다. 대다수의 유저들이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하지 않고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가 리폿 버튼만 누르는 방식으로 넘기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과거 LPL 프로 칭티안의 어뷰징 당시 라이엇 단위에서 빠른 일처리를 해주었을 정도로 페이커의 영향력은 높은데, 이것을 감안하지 않은 미숙한 언행이었다.

또한 기본적으로 솔로 랭크에서 만난 유저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 아닌 이상 어떤 방식으로도 특정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솔로 랭크에서 룰루, 소나, 잔나가 모스트인 유저를 보고 여자라 특정하거나 "혜지" 라고 지칭하고 비난 채팅을 하는 것도 꽤나 오래된 관례처럼 굳어져버렸으나 최소한의 상식이 있다면 이게 근본적으로 잘못된 행동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아는 사람도 아니고 그 날 처음 만난 사람을 상대로 행하는 차별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작년 담원 기아의 고스트와 베릴이 받았던 비판도 비슷한 맥락인데, 자신이 느끼기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일반인을 상대로 솔로 랭크 유저들이나 할 법한 유틸형 서포터 관련 발언을 프로 선수가 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유저들은 순당무가 피해자라는 입장이었지만 일부는 도파의 서폿론을 근거로 하여 "유틸형 서포터는 원래보다 티어를 훨씬 낮게 평가하는 게 맞다" 는 의견을 유튜브 커뮤니티 댓글 등에서 밀면서 명백하게 피해를 입은 순당무에게 역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을 정도니, 그 역풍이 상당했던 것이다. 자신이 말했던 유저가 이미 솔로 랭크에서 악명이 자자했고 트롤링을 서슴지 않는 진짜 어뷰저였다면 페이커의 발언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비판을 받을 만한 사람에게 정당한 비판을 가한 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그러나 의심한 유저의 진짜 정체는 수많은 인터넷 방송인들처럼 똑같이 플레이를 하던, 별다른 구설수가 없었던 평범한 아마추어 챌린저 유저였고 이 순간 페이커의 발언 역시 정당성을 잃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플레이가 맞냐 틀리냐에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보는 앞에서 LOL의 GOAT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가 타 유저가 어떤 유형인지 자세히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방송 중의 발언으로 무고한 피해자가 생기는 원인을 간접적으로 제공을 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영향력을 생각하지 않고 조금 급하게 행동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다못해 페이커보다 훨씬 커리어가 적은 고스트와 베릴의 발언에도 동조하는 유저가 있었을 정도였는데 하물며 페이커의 영향력은 더할 수 밖에 없으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물론 이 사건의 가장 큰 가해자는 T1의 악성 팬덤과, 페이커나 T1이라는 이름값에서 나오는 조회수를 얻기 위해 악의적으로 자극적인 영상을 만든 사이버 렉카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의 원인을 자신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페이커 본인이 제공한 것 역시 사실이다.

특히 바드 유저가 어뷰징 유저가 아닌 것이 밝혀진 시점에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자신의 경솔한 발언에 대한 사과를 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당장 상술된 고스트, 베릴도 사건이 발생한 이후 순당무에게 직접 진심 어린 사과를 했는데, 페이커와 T1게임단은 해당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것이 해당 사건의 논란을 더더욱 키우고 있는 이유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페이커가 게임에 임하는 태도를 조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바꾸어야 하지 않냐는 의견 역시 나왔다. 상술했듯 다급한 상황에서 채팅을 치려다 자제하고 핑이나 불평으로 대신하는 모습이 나왔는데, 이러한 소극적인 행동이 문제를 더 키운 것이라는 지적도 있기 때문이다.

페이커는 과거 '뭐하지', '이걸 말해줘야 됨?' 이라는, 어떻게 보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분명히 채팅을 사용하곤 했으나, 가갈갱 밴 > 노밴과 더불어 채팅을 치지 않는 것을 프로로써의 의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인지는 불명이지만 현재는 채팅을 치지 않는 것을 고수하고 있다. 허나, 게임 플레이에 대해 반드시 필요한 말이 있다면 그것을 채팅으로 치지 않아 상황을 더 악화시킬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이 여파로 페이커가 바론탱킹을 하지 않아 패배한 경기들도 발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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