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하비에르 밀레이' 놀라운 정치 경험과 이력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의 경제학자 출신 정치인, 아르헨티나 제48대 대통령 당선인. 자유당(Partido Libertario, Libertarian Party)의 명예총재 겸 당대표이며, 자유당을 주축으로 하는 자유전진 정당연합을 이끌고 있다.


2023년 대통령 선거에서 결선투표 끝에 당선되며 아르헨티나 사상 최초로 기성 좌우 진영에 속하지 않는 비주류 출신 대통령이 될 예정이다. 취임일은 2023년 12월 10일.



어린 시절
1970년 10월 22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버스기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젊은 시절에는 '차카리타 주니어스' 소속 골키퍼로도 활동했었고 음악 밴드 에베레스트(Everest)에서 롤링 스톤스의 곡들을 부르고 다니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일찍이 12살 때부터 경제학에 빠져 있었다. 본인이 밝히기를, 어린 시절 호세 알프레도 마르티네스 데 오스 재무장관의 경제 정책이 초인플레이션을 일으킨 것을 알았고, 이 때부터 경제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정계 입문 전
대학 시절 경제학을 전공한 이후 HSBC에서 수석 경제고문으로 일한 적도 있으며, 국제상업회의소의 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B20 및 세계경제포럼 소속이다.

21년 이상을 거시경제학 교수로 일했는데 국내외 대학을 가리지 않고 활동했다. 논문을 50여 개 이상 작성해기도 했고 책 9권을 집필하기도 했다. 억만장자 기업인인 에두아르도 에우르네키안과 함께 활동하기도 하는 등 경제 분야에서는 가리지 않고 꾸준히 일하는 중.

이렇게 경제에 전념하면서도 라디오 DJ로도 활동하였는데, 이 또한 본인의 전공을 살린 경제 분야를 중점으로 다루었다. 패널로 출연하는 인물들 또한 경제학자, 법조인, 기업인 등 경제와 관련된 인물들이 많은데, 모두 밀레이와 성향이 비슷하다.



정치 활동
경제학자 시절 좌우를 막론하고 정부여당의 경제 실정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끄는 페론주의 좌파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뿐 아니라, 친(親)시장과 친(親)기업을 표방했으면서도 회복에 실패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의 경제 정책도 거침 없이 비판하며 소위 '모두까기 전략'을 구사했다.

이는 좌파와 우파 어느 쪽이 집권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더 나빠지기만 하는 아르헨티나 경제 상황으로 인해 기성 정치권에 신물이 난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었고, 지지층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다. 점차 조직화된 일부 지지자들이 2018년 자유지상당을 창당하였는데, 정작 창당이 완료된 뒤에도 한동안 이 당에 합류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자유지상당 창당은 지지자들의 독단 행위로 치부되었으나, 2019년 마침내 결단을 내려 자유지상당에 입당했고 당의 명예총재 겸 대표로 추대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때마침 그 해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호세 루이스 에스페르트(José Luis Espert)와 손잡고 '각성전선(Frente Despertar)'이라는 정당연합을 결성, 대선에서 에스페르트를 도왔으나 그는 1.47%라는 저조한 득표율로 꼴찌를 기록하며 낙선했다. 낙선의 책임 소재를 놓고 각성전선 구성원들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졌지만 대선과 함께 치른 총선에 출마하지 않은 덕에 이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고 별다른 불이익 없이 넘어갔다.

2021년 총선을 앞둔 2020년 9월 에스페르트와 함께 출연한 라디오 방송에서 총선 때 부에노스아이레스 선거구에 의원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전진자유(Avanza Libertad)'로 이름을 바꾼 각성전선 내에서 출마를 준비했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에스페르트와 다툰 것이 전진자유 연합 내 정파 갈등으로 비화하며 끝내 자유지상당 사람들과 함께 전진자유 연합을 탈퇴하였다. 훗날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에스페르트가 정의당 주도의 페론주의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최대의 야권연대인 '변화를 위해 함께'를 지지하기로 하였는데, 이에 반대하며 전진자유만의 독자 노선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다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모두까기 전략'으로 대중의 호응을 얻은 입장에서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이 이끄는 '변화를 위해 함께'를 지지하기 싫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자유지상당을 이끌고 전진자유를 탈퇴한 뒤 빅토리아 비야루엘(Victoria Villarruel)이 주도하는 민주당(Partido Demócrata)과 손잡았고, 민주당을 포함해 보수인민당(Partido Conservador Popular), 자유와 존엄성을 위한 연합(Unite por la Libertad y la Dignidad), 담청백연합(Unión Celeste y Blanco) 등 군소 우익정당들을 규합해 '자유전진(La Libertad Avanza)'이라는 새로운 정당연합을 결성했다. 이 연합 소속 후보로 2021년 총선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 선거구에 연방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하였다. 총선 결과 자유전진 연합은 단 2석을 얻어 전국 단위에서는 매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으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득표율 15%를 넘기며 상당히 선전했다. 이 선거에서 단 2명의 당선자 중 한 명이 되었으며, 자유지상당 소속 겸 자유전진 연합 소속으로 하원에 입성했다.



2023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여세를 몰아 2023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여론조사마다 접전 양상을 띠는 결과가 나와 누가 당선될지 알 수 없지만,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기성 정치인들에게 매우 유력한 대항마로 손꼽히고 있다. 일부에서는 진지하게 당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을 정도.

아르헨티나 페소를 포기하고 에콰도르나 엘살바도르, 파나마 등의 국가들처럼 미국 달러를 채택할 것을 크게 내세우고 있다.

2023년 8월 13일 각 선거연합의 후보를 확정하는 개방형 국민경선(PASO)에서 30.04%를 득표해 1위에 등극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유권자 전체 대상 의무투표인데다 모든 당과 선거연합의 예비후보들의 득표순위가 일렬로 공개되는 PASO에서 '자유 전진' 연합의 단독 후보로 모든 후보들을 앞지른 것. 집권여당 선거연합 '조국을 위한 연합(UP)'의 세르히오 마사 예비후보는 21.40%에 그치며 2위에 올랐고, 야권연대 선거연합 '변화를 위해 함께(JxC)'의 파트리시아 불리치 예비후보(16.98%)와 오라시오 라레타 예비후보(11.29%)가 각각 3,4위를 기록했다. JxC의 후보로 결정된 불리치 전 장관이 라레타의 지지표를 흡수한다 해도 28.27%로 2위 탈환에 그칠 뿐이다. 예상 밖의 결과에 지지자들은 그야말로 열광하는 분위기. PASO 이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다수의 조사에서 박빙 1위를 차지하며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그런데 10월 22일 1차 투표에서 29.99% 득표에 그치며 36.69%를 득표한 세르히오 마사에 이어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PASO 1위와 여러 여론조사 결과 1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 본인도 돌풍이 주춤한 듯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일부 후보가 내게 투표한 투표용지를 훔쳤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았다.

1차 투표 종료 3일 만인 10월 25일, 3위로 낙선을 확정지은 파트리시아 불리치 전 후보와 그녀의 정당연합인 JxC, 그리고 JxC를 이끌고 있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지 선언을 받았다. 중도우파로 지지층 외연을 확장하며 1차 투표 패배로 불리해진 구도를 뒤집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과정에서 자유전진 지지층과 JxC 지지층 양측에 속한 일부 시민들이 "어떻게 저들과 손잡을 수 있느냐"며 반발했나, 아랑곳하지 않고 범우파 연대를 형성하는데 집중하며 결선투표 역전을 노렸다.
11월 19일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55.69%를 득표해 1위를 차지, 44.31%에 그친 마사 후보를 제치고 아르헨티나 제4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아르헨티나 최초의 비주류 아웃사이더 출신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예정이다. 당선 확정 이후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 서서 "오늘 아르헨티나의 재건이 시작된다, 19세기에 자유경제로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의 잃어버린 번영을 되찾겠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12월 10일 공식적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4년.



성향
전반적으로 강경 자유지상주의적 보수주의에 가깝다. 스펙트럼 상으로는 극우로 분류된다. 정계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신인 정치인이면서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을 이용해 돌풍을 일으킨 아웃사이더라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와도 자주 비교되는 인물이고, 실제로 밀레이 본인 또한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이다. 그 외 "열대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트럼프와 성향이 비슷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공화당 대표(전 대선후보), 산티아고 아바스칼 스페인 VOX 당대표 등에게 지지를 표명하였으며, 이 중 보우소나루의 경우는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가 밀레이의 총선 출마 당시 지지를 보낼 정도로 꽤 돈독한 사이인 듯 하다.

이러한 지지 성향에서 알 수 있듯, 밀레이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확고한 우파 성향을 지향한다. 가령 좌파, 우파의 여부를 가르는 기준점 중 하나인 낙태를 예로 든다면, 밀레이는 낙태를 "살인"으로 보고 강력하게 반대한다. 이에 어느 기자가 한 10세 소녀가 강간당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사건을 언급하자, 그런 경우라도 "낙태는 엄연한 살인"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외에도 페미니즘과 LGBT 권리 또한 반대하며, 본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기어이 여성부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낙태는 미국의 자유지상주의자들 역시 의견이 나뉘는 경우이며 LGBT권리 역시 그것을 법으로 지정하는 것을 반대하는 고자유지상주의자들이 있는 만큼 위의 근거들만 가지고 밀레이를 트럼프 등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또한 타 극우인사들보단 동성애에 대해 온건한 모습을 보인다. 동성애 관련 질문을 받았을때 "저는 고전적 자유주의자입니다. 만약 동성애자가 되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라고 답했다. 또한 트렌스젠더 관련 질문의 경우 "당신이 나에게 비용을 내라고 하지 않는 이상 문제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보호무역을 지지하는 일반적인 극우인사와 달리, 밀레이는 자유무역을 지지하여 경제적 자유주의를 충실하게 대변하고 있다.

복지 확충 등 개입주의적인 경제 정책에 매우 부정적인데, 우파 경제정책을 표방했던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니 세금 정책에 대해서도 완강하게 반대하며, 현재의 아르헨티나를 "세금 지옥"으로 규정하고 "세금을 인상하거나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려는 세력"에 대한 범국민적 심판을 요구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사회주의에 대해 비판적인데 "사회주의는 부러움, 분노, 힘이며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는 타인의 인생에 대한 무제한적 존중이다."라고 표현했다.

외교적으로는 불간섭주의자로 포클랜드 전쟁에 대해 비판한 적 있다. 덧붙이자면 언젠가 다시 아르헨티나의 일부가 되기를 원한다면 매우 긴 협상이 필요하며 아르헨티나는 흥미로운 것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선 "중국은 자유가 없으며, 암살자와 거래를 하느냐?" 라는 발언하기도 했다.

자신은 가톨릭 신자라고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톨릭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초자유주의자(ultra-liberal), 초보수주의자, 최소국가주의자, 심지어는 아나코 캐피탈리스트까지 다양하지만 밀레이 본인은 스스로를 자유주의적 자유지상주의자(liberal libertarian)라고 지칭했다.



여담
별명이 다름아닌 "가발(el Peluca)"이다. 남성치고는 조금 길고 곱슬곱슬한 머리가 마치 가발 같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인데, 당연히 농담삼아 부르는 별명이며 실제로는 가발이 아닌 진발이다.


미혼이지만 슬하에 "아들"이 하나 있다고 한다. 사실 그 "아들"은 그의 애완견 잉글리시 마스티프인데, 이름은 코난(Conan)이라고. 코난은 4마리의 새끼를 두었는데 이름들이 밀턴, 머레이, 로버트, 루카스이다. 각각 밀턴 프리드먼, 머레이 로스바드, 로버트 루카스에서 유래했으며, 이들 모두 경제적 자유주의를 추구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밀레이의 정치적 견해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


일본 만화 체인소 맨의 캐릭터 포치타를 마스코트로 쓰고 있다. 악마들이 두려워하는 악마라는 개념으로 포치타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밀레이도 그 점을 잘 알고있어 마스코트로 쓰고 있다. 밀레이 지지자들이 체인소맨과 관련된 팬아트를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선거 유세 중, 진짜 전기톱을 들고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