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 지진 발생, 한반도도 안전지대 아니다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벽에 금이 간 부안군 행안면에 있는 한 사무실

2024년 6월 12일,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4.8 규모 지진은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습니다. 일본보다 지진 위험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학계에서는 한반도에서도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진 연구와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지진 위험성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에 위치해 있어 일본과 같은 판 경계 지역보다 지진이 적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2년까지 일본에서 연평균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114.5회 발생한 반면, 한국은 연평균 0.3회에 그칩니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가 한반도의 지진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지진 발생 현황

한국은 1999년 디지털지진계 관측을 시작한 이후, 연평균 70.8회의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진은 규모 2.0대에 머물지만, 이번 전북 부안에서 발생한 4.8 규모의 지진처럼 강진도 드물게 발생합니다. 1978년부터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 이상의 지진은 28회에 불과하며, 그 중 13회만이 육지에서 발생했습니다.


동일본대지진과 한반도 지진 증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한반도 동쪽이 일본 쪽으로 끌려가면서 한반도의 지반이 약해지고 지진이 빈발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대지진으로 한반도 일대 응력 불균형이 생겨 지진이 급증했다가 현재는 다소 줄었지만, 응력이 지반 깊은 곳으로 전이되면서 진원이 깊은 지진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학계의 전망: 최대 규모 7.0의 지진 가능성

학계에서는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최대 규모를 6.5에서 7.0으로 추정합니다. 이는 2016년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보다 63배 강한 위력을 가진 지진입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의 박은진 선임연구원은 국내 대표 단층대인 양산단층대를 조사한 결과, 여러 단층 구간이 동시에 움직였을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이 때 발생한 지진의 규모는 모멘트 규모로 6.4로 추산됐습니다.


단층 조사의 미흡함

한반도에 어떤 단층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번 전북 부안 지진의 경우 단층의 상반과 하반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단층 정보는 없습니다. 홍 교수는 "주변 지표면 쪽에 단층은 알려져 있는데, 이 단층이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곳(지하 8㎞)까지 연결됐는지 등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진 대비의 필요성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지진이 7.0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규모 4.8 지진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특히 전북 지역에서 4.0 이상의 강진이 처음 발생한 이번 지진은 지진 대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웠습니다. 지진을 일으킨 단층을 정확히 모른다는 점에서 불안이 큽니다.


정부와 학계의 역할

한반도 단층 조사는 이제 막 시작된 단계입니다. 2016년 9월 경주 지진을 계기로 '한반도 단층구조선의 조사 및 평가기술 개발' 사업이 시작됐고, 현재 영남권을 대상으로 한 1단계 조사가 겨우 끝난 상황입니다. 2026년까지 중서부와 중남부 지역을 대상으로 2단계 조사가 진행 중이며, 2036년까지 4단계 조사가 완료될 예정입니다.


결론

박은진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피해가 큰 지진을 겪지 않아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으로 인해 관련 연구가 미흡한 상태"라며 "지진은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만큼 지진 피해 최소화와 발생 후 대처를 위한 관련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진 대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정부와 학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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